[삼체] 1부: 삼체문제 독후감

2025. 1. 18. 16:48KIM CHAN HEE/📚

이 글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동안 준비해 왔던 취업 준비가 마무리되고, 오랜만에 여유를 찾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잠시 멀리했던 책 모임에 다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 다룰 책은 바로 류츠신의 ‘삼체 1부: 삼체문제'입니다. (이하 삼체문제)

2015년 아시아 최초 휴고상 최우수 장편상 수상작인 삼체문제는 가상현실 게임, 천체물리학 등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현실과 교묘하게 연결된 장치들을 통해 독자를 깊이 몰입하게 만듭니다. 번역본임에도 불구하고 표현력이 뛰어나 더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원서로 읽었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지만, 번역의 완성도는 취향 저격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읽는 문학이기도 하고, SF 장르 특유의 흥미로움 덕분에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어가며 읽었습니다. 너무 과하지도 않게, 그렇다고 너무 간략하지도 않게 나오는 묘사의 표현법들은 제 취향에 적당하였습니다. 특히 'Sniper', 'Farmer'로 표현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던가 인간 컴퓨터, 전기를 다루는 사람이나 알 수 있는 접지에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거나 할 때 기존에 알고 있던 기술적 지식들이 이렇게 소설로 흥미롭게 구현될 수 있음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문과출신 유사 전기전자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제게 이러한 기술적인 내용은 더욱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풀어냈단 생각에 다음 내용은 뭘까 하는 두근거리는 감정으로 다음 페이지를 넘기곤 했던 것 같습니다. 

류츠신은 연구실, 레이더, 홍안 기지와 같은 공간의 회색빛 외로움을 생생히 그려내는가 하면, 다싱안링에서의 인간적인 이야기로 다채로운 색채를 펼쳐 보여주는 뛰어난 묘사력을 지닌 작가인 것 같습니다. 페이지 몇 장만 넘겨도 이렇게나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고 경이로웠습니다.

삼체문제의 마무리는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흥미 거리를 던져주고 끝났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바로 2부 앞장을 넘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됐네요. 정말 흡입력 있는 마무리였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책을 만나 행복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삼체 2부: 암흑의 숲'에 대한 독후감도 남기고 싶네요.

삼체문제의 독후감을 이만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